번역기 돌리면서 다른 숙소라도 구할 수 없겠냐고 진땀 흘리던 졍안 옆에 나타난 멀대 같은 그림자. 관광 좀 하다 막 들어오던 참에 벌어진 소란에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온 믽규겠지.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 놀란 건 이쪽도 마찬가지. 대충 상황 파악됐고, 사실 졍안이 아니더라도 똑같이 제안했을 거 같긴 해. 괜찮으면 방 같이 쓰겠냐고.
난감한 표정으로 믽규 올려다 보던 졍안. 늦은 밤이고 당장 머물 곳을 구하긴 어려운 상황이라 차마 거절은 못 하겠는 모양인지 고개 끄덕여.
윤졍안 인생에 더 이상 참견 안 하기로 했는데 이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논외겠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 자기 몸 반만한 커다란 캐리어 낑낑 끌고 오는 졍안이 거슬려 뺏어 드는 믽규.
한편 괜히 긴장한 졍안. 한국 땅에서도 마주치기 어렵더니 얄궂은 운명의 장난처럼 낯선 곳에서 동침을 하게 될 줄이야. 어떻게 지냈는지, 여기서는 얼마나 지내는 건지 물어볼 법도 한데 조용한 믽규가 적응 안 되고. 아무리 사교성 좋은 애라도 X한테 실없이 그러진 않는구나. 당연한가 생각해.
짐 정리하는 동안 먼저 씻고 나온 믽규 뒤로 졍안 역시 씻으러 들어가면 욕실에 익숙한 바디워시 냄새가 가득함. 여전히 똑같은 거 쓰는 건지 챙겨왔나봐. 올려져 있는 믽규 거 여행용 공병 괜히 만지작거리다 그냥 호텔에 비치되어 있던 바디워시로 씻는 졍안이.
나왔더니 원래 간접 조명 키고, 노래도 틀고 자는 애가 졍안에 대한 배려인 건지 깜깜하게 해놓고 눈 감고 있음. 그러고 보면 진짜 맞는 게 하나도 없었는데 좋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얼마나 많은 것을 참고 살았는지. 물론 자기보다 김믽규가 훨씬 더 많이 참았겠지만.
감상에 빠질 무렵 안 자고 바스락거리는 졍안이 거슬렸는지 믽규가 툭 한마디 던짐.
-왜. 내 숨소리가 거슬려서 못 자겠어?
까탈스럽게 굴었던 걸 미안해하고 있었는데 시비는. 하긴 그러니까 헤어졌지. 뒤끝은 또 얼마나 오래 가는지.
헤어질 즈음 싸울 때 욱해서 한 말을 가지고 아직까지도 뭐라 하는 거 봐.
-…그냥 낯설어서 그래.
-진짜 지독하다 우리도.
-시비 털거면 왜 방에 들였어?
-그럼 너 노숙해?
그제서야 아직 고맙다는 말도 못 했다는 걸 떠올렸지만 그런 말할 기분도 아니었지.
-사장님이 알아봐 주신다고 하셨으니까 내일부터는 볼 일 없을 거야. 다른 데 구할 수 있겠지.
-굳이? 내외할 사이도 아니면서. 애인 있나. 하긴 있으면 같이 왔겠지.
-….
-애인 있는지 없는지 안 궁금하니까 대답하지마. 그리고 형 너 발가벗고 돌아다녀도 이제 아무 생각 안 드니까 오해하지도 말고
생각하기도 전에 말부터 나가는 버릇 고쳐야 하는데. 갑자기 그딴 말을 왜 하냐고. 졍안이 씻는 동안 안 하려고 해도 응큼한 상상이 자꾸만 들었고, 좋은 향기 풍기면서 옆에 누운 졍안을 느끼니 더 그랬지. 부정하려다 보니 괜한 말이나 뱉고. 졍안에게서 등지고 돌아누운 믽규가 눈을 질끈 감았음.
그렇게 분명 등지고 돌아누워 있다가 겨우 잠들었는데 눈 떠보니 졍안이 품 안에 폭 안겨 있음. 예민하던 사람이 잠결에 품 안에 들어와 안기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었지. 예전에는 믽규가 살짝 뒤척이는 것에도 잠을 설치곤 했던 졍안이었어.
그러던 성미가 바뀐 건 아니지만 만나면서 점점 자신에게 익숙해진 건지 한 침대에서 자더라도 제법 깊게 잠이 들었지. 믽규는 그게 관계가 깊어졌다는 증거 같아서 뿌듯했어. 헤어지고 나서 아직까지 습관이 남아있는 것도 내심 기쁘다는 생각이 들어.
여전히 졍안이 좋아서라거나 미련이 남아서는 아닐 거야. 그냥, 그렇게 되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으니까. 괜히 연애하던 시절이 스쳐지나가는 거지. 힘들었는데 나. 형 넌 끝까지 내가 얼마나 양보했는지 모를 거야.
장시간 비행이 많이 고됐나. 졍안은 색색 잘만 자.
괘씸해져서 벌떡 몸을 일으키면 그제서야 부은 눈을 비비는 졍안.
-난 러닝 갈 거야.
-우웅….
제대로 눈도 못 뜬 채로 대답하는 졍안을 보니 기가 차는 믽규. 잠이 덜 깨서 어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모양인데 너도 정신이 들면 당장 떠나고 싶겠지.
잠시지만 반가웠다, 윤졍안.
실은 보고 싶었는데 떠나는 걸 또 볼 자신이 없었어. 다른 X였다면 같이 여행하면서 지난 추억을 되짚는 일이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졍안은 다르니까. 그런데 괜히 넓은 공원을 한 바퀴 더 뛰고 시간이 모자랄까 아침까지 먹고 돌아온 후에도 방 안에 졍안이 있는 거야.
-뭐해?
-엉…?
-밍기적대면서 아직까지 방 안에서 뭐하냐고.
굳이 옮겨야겠냐고 뭐라 하더니 역시 싫은 거였나. 어쩌지 이미 여기 묵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늦어지는 믽규를 기다리고 있었던 졍안은 머쓱해져서 머뭇거려.
-이제 나가려고. 거의 밤 되어야 들어오겠지. 아니, 야경까지 볼 거라 밤 지나서,
-여기로?
-숙소비도 비싸니까… 반씩 나누면 너도 좋잖아. 그리고 옮겨준다는 숙소가 너무 별로라….
사실 여기보다 별 하나 더 붙은 호텔이니 좋을 거 같긴 한데. 거짓말을 하려니 찔려서 목소리가 기어 들어가.
쟤 화난건가. 얼굴에 다 드러나는 애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표정을 읽을 수가 없어.
-그래, 즐거운 여행해.
자세한 건 궁금하지 않다는 듯 믽규는 씻으러 들어가버리고. 오늘 어디 갈 거냐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한 시간 전부터 메고 있던 힙색을 만지작거리던 졍안도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플랫폼 실수로 오버부킹 되어버린 숙소, 먼저 와 있던 사람이 X라면.
#밍쫑번역기 돌리면서 다른 숙소라도 구할 수 없겠냐고 진땀 흘리던 졍안 옆에 나타난 멀대 같은 그림자. 관광 좀 하다 막 들어오던 참에 벌어진 소란에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온 믽규겠지.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 놀란 건 이쪽도 마찬가지. 대충 상황 파악됐고, 사실 졍안이 아니더라도 똑같이 제안했을 거 같긴 해. 괜찮으면 방 같이 쓰겠냐고.
난감한 표정으로 믽규 올려다 보던 졍안. 늦은 밤이고 당장 머물 곳을 구하긴 어려운 상황이라 차마 거절은 못 하겠는 모양인지 고개 끄덕여.윤졍안 인생에 더 이상 참견 안 하기로 했는데 이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논외겠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 자기 몸 반만한 커다란 캐리어 낑낑 끌고 오는 졍안이 거슬려 뺏어 드는 믽규.한편 괜히 긴장한 졍안. 한국 땅에서도 마주치기 어렵더니 얄궂은 운명의 장난처럼 낯선 곳에서 동침을 하게 될 줄이야. 어떻게 지냈는지, 여기서는 얼마나 지내는 건지 물어볼 법도 한데 조용한 믽규가 적응 안 되고. 아무리 사교성 좋은 애라도 X한테 실없이 그러진 않는구나. 당연한가 생각해.짐 정리하는 동안 먼저 씻고 나온 믽규 뒤로 졍안 역시 씻으러 들어가면 욕실에 익숙한 바디워시 냄새가 가득함. 여전히 똑같은 거 쓰는 건지 챙겨왔나봐. 올려져 있는 믽규 거 여행용 공병 괜히 만지작거리다 그냥 호텔에 비치되어 있던 바디워시로 씻는 졍안이.나왔더니 원래 간접 조명 키고, 노래도 틀고 자는 애가 졍안에 대한 배려인 건지 깜깜하게 해놓고 눈 감고 있음. 그러고 보면 진짜 맞는 게 하나도 없었는데 좋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얼마나 많은 것을 참고 살았는지. 물론 자기보다 김믽규가 훨씬 더 많이 참았겠지만.감상에 빠질 무렵 안 자고 바스락거리는 졍안이 거슬렸는지 믽규가 툭 한마디 던짐.
-왜. 내 숨소리가 거슬려서 못 자겠어?
까탈스럽게 굴었던 걸 미안해하고 있었는데 시비는. 하긴 그러니까 헤어졌지. 뒤끝은 또 얼마나 오래 가는지.헤어질 즈음 싸울 때 욱해서 한 말을 가지고 아직까지도 뭐라 하는 거 봐.
-…그냥 낯설어서 그래.
-진짜 지독하다 우리도.
-시비 털거면 왜 방에 들였어?
-그럼 너 노숙해?
그제서야 아직 고맙다는 말도 못 했다는 걸 떠올렸지만 그런 말할 기분도 아니었지.-사장님이 알아봐 주신다고 하셨으니까 내일부터는 볼 일 없을 거야. 다른 데 구할 수 있겠지.
-굳이? 내외할 사이도 아니면서. 애인 있나. 하긴 있으면 같이 왔겠지.
-….
-애인 있는지 없는지 안 궁금하니까 대답하지마. 그리고 형 너 발가벗고 돌아다녀도 이제 아무 생각 안 드니까 오해하지도 말고생각하기도 전에 말부터 나가는 버릇 고쳐야 하는데. 갑자기 그딴 말을 왜 하냐고. 졍안이 씻는 동안 안 하려고 해도 응큼한 상상이 자꾸만 들었고, 좋은 향기 풍기면서 옆에 누운 졍안을 느끼니 더 그랬지. 부정하려다 보니 괜한 말이나 뱉고. 졍안에게서 등지고 돌아누운 믽규가 눈을 질끈 감았음.그렇게 분명 등지고 돌아누워 있다가 겨우 잠들었는데 눈 떠보니 졍안이 품 안에 폭 안겨 있음. 예민하던 사람이 잠결에 품 안에 들어와 안기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었지. 예전에는 믽규가 살짝 뒤척이는 것에도 잠을 설치곤 했던 졍안이었어.그러던 성미가 바뀐 건 아니지만 만나면서 점점 자신에게 익숙해진 건지 한 침대에서 자더라도 제법 깊게 잠이 들었지. 믽규는 그게 관계가 깊어졌다는 증거 같아서 뿌듯했어. 헤어지고 나서 아직까지 습관이 남아있는 것도 내심 기쁘다는 생각이 들어.여전히 졍안이 좋아서라거나 미련이 남아서는 아닐 거야. 그냥, 그렇게 되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으니까. 괜히 연애하던 시절이 스쳐지나가는 거지. 힘들었는데 나. 형 넌 끝까지 내가 얼마나 양보했는지 모를 거야.
장시간 비행이 많이 고됐나. 졍안은 색색 잘만 자.괘씸해져서 벌떡 몸을 일으키면 그제서야 부은 눈을 비비는 졍안.
-난 러닝 갈 거야.
-우웅….
제대로 눈도 못 뜬 채로 대답하는 졍안을 보니 기가 차는 믽규. 잠이 덜 깨서 어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모양인데 너도 정신이 들면 당장 떠나고 싶겠지.잠시지만 반가웠다, 윤졍안.
실은 보고 싶었는데 떠나는 걸 또 볼 자신이 없었어. 다른 X였다면 같이 여행하면서 지난 추억을 되짚는 일이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졍안은 다르니까. 그런데 괜히 넓은 공원을 한 바퀴 더 뛰고 시간이 모자랄까 아침까지 먹고 돌아온 후에도 방 안에 졍안이 있는 거야.-뭐해?
-엉…?
-밍기적대면서 아직까지 방 안에서 뭐하냐고.
굳이 옮겨야겠냐고 뭐라 하더니 역시 싫은 거였나. 어쩌지 이미 여기 묵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늦어지는 믽규를 기다리고 있었던 졍안은 머쓱해져서 머뭇거려.-이제 나가려고. 거의 밤 되어야 들어오겠지. 아니, 야경까지 볼 거라 밤 지나서,
-여기로?
-숙소비도 비싸니까… 반씩 나누면 너도 좋잖아. 그리고 옮겨준다는 숙소가 너무 별로라….
사실 여기보다 별 하나 더 붙은 호텔이니 좋을 거 같긴 한데. 거짓말을 하려니 찔려서 목소리가 기어 들어가.쟤 화난건가. 얼굴에 다 드러나는 애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표정을 읽을 수가 없어.
-그래, 즐거운 여행해.
자세한 건 궁금하지 않다는 듯 믽규는 씻으러 들어가버리고. 오늘 어디 갈 거냐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한 시간 전부터 메고 있던 힙색을 만지작거리던 졍안도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yes
플랫폼 실수로 오버부킹 되어버린 숙소, 먼저 와 있던 사람이 X라면.
#밍쫑 ... 번역기 돌리면서 다른 숙소라도 구할 수 없겠냐고 진땀 흘리던 졍안 옆에 나타난 멀대 같은 그림자. 관광 좀 하다 막 들어오던 참에 벌어진 소란에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온 믽규겠지. ...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 놀란 건 이쪽도 마찬가지. 대충 상황 파악됐고, 사실 졍안이 아니더라도 똑같이 제안했을 거 같긴 해. 괜찮으면 방 같이 쓰겠냐고.
난감한 표정으로 믽규 올려다 보던 졍안. 늦은 밤이고 당장 머물 곳을 구하긴 어려운 상황이라 차마 거절은 못 하겠는 모양인지 고개 끄덕여. ... 윤졍안 인생에 더 이상 참견 안 하기로 했는데 이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논외겠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 자기 몸 반만한 커다란 캐리어 낑낑 끌고 오는 졍안이 거슬려 뺏어 드는 믽규. ... 한편 괜히 긴장한 졍안. 한국 땅에서도 마주치기 어렵더니 얄궂은 운명의 장난처럼 낯선 곳에서 동침을 하게 될 줄이야. 어떻게 지냈는지, 여기서는 얼마나 지내는 건지 물어볼 법도 한데 조용한 믽규가 적응 안 되고. 아무리 사교성 좋은 애라도 X한테 실없이 그러진 않는구나. 당연한가 생각해. ... 짐 정리하는 동안 먼저 씻고 나온 믽규 뒤로 졍안 역시 씻으러 들어가면 욕실에 익숙한 바디워시 냄새가 가득함. 여전히 똑같은 거 쓰는 건지 챙겨왔나봐. 올려져 있는 믽규 거 여행용 공병 괜히 만지작거리다 그냥 호텔에 비치되어 있던 바디워시로 씻는 졍안이. ... 나왔더니 원래 간접 조명 키고, 노래도 틀고 자는 애가 졍안에 대한 배려인 건지 깜깜하게 해놓고 눈 감고 있음. 그러고 보면 진짜 맞는 게 하나도 없었는데 좋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얼마나 많은 것을 참고 살았는지. 물론 자기보다 김믽규가 훨씬 더 많이 참았겠지만. ... 감상에 빠질 무렵 안 자고 바스락거리는 졍안이 거슬렸는지 믽규가 툭 한마디 던짐.
-왜. 내 숨소리가 거슬려서 못 자겠어?
까탈스럽게 굴었던 걸 미안해하고 있었는데 시비는. 하긴 그러니까 헤어졌지. 뒤끝은 또 얼마나 오래 가는지. ... 헤어질 즈음 싸울 때 욱해서 한 말을 가지고 아직까지도 뭐라 하는 거 봐.
-…그냥 낯설어서 그래.
-진짜 지독하다 우리도.
-시비 털거면 왜 방에 들였어?
-그럼 너 노숙해?
그제서야 아직 고맙다는 말도 못 했다는 걸 떠올렸지만 그런 말할 기분도 아니었지. ... -사장님이 알아봐 주신다고 하셨으니까 내일부터는 볼 일 없을 거야. 다른 데 구할 수 있겠지.
-굳이? 내외할 사이도 아니면서. 애인 있나. 하긴 있으면 같이 왔겠지.
-….
-애인 있는지 없는지 안 궁금하니까 대답하지마. 그리고 형 너 발가벗고 돌아다녀도 이제 아무 생각 안 드니까 오해하지도 말고 ... 생각하기도 전에 말부터 나가는 버릇 고쳐야 하는데. 갑자기 그딴 말을 왜 하냐고. 졍안이 씻는 동안 안 하려고 해도 응큼한 상상이 자꾸만 들었고, 좋은 향기 풍기면서 옆에 누운 졍안을 느끼니 더 그랬지. 부정하려다 보니 괜한 말이나 뱉고. 졍안에게서 등지고 돌아누운 믽규가 눈을 질끈 감았음. ... 그렇게 분명 등지고 돌아누워 있다가 겨우 잠들었는데 눈 떠보니 졍안이 품 안에 폭 안겨 있음. 예민하던 사람이 잠결에 품 안에 들어와 안기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었지. 예전에는 믽규가 살짝 뒤척이는 것에도 잠을 설치곤 했던 졍안이었어. ... 그러던 성미가 바뀐 건 아니지만 만나면서 점점 자신에게 익숙해진 건지 한 침대에서 자더라도 제법 깊게 잠이 들었지. 믽규는 그게 관계가 깊어졌다는 증거 같아서 뿌듯했어. 헤어지고 나서 아직까지 습관이 남아있는 것도 내심 기쁘다는 생각이 들어. ... 여전히 졍안이 좋아서라거나 미련이 남아서는 아닐 거야. 그냥, 그렇게 되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으니까. 괜히 연애하던 시절이 스쳐지나가는 거지. 힘들었는데 나. 형 넌 끝까지 내가 얼마나 양보했는지 모를 거야.
장시간 비행이 많이 고됐나. 졍안은 색색 잘만 자. ... 괘씸해져서 벌떡 몸을 일으키면 그제서야 부은 눈을 비비는 졍안.
-난 러닝 갈 거야.
-우웅….
제대로 눈도 못 뜬 채로 대답하는 졍안을 보니 기가 차는 믽규. 잠이 덜 깨서 어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모양인데 너도 정신이 들면 당장 떠나고 싶겠지. ... 잠시지만 반가웠다, 윤졍안.
실은 보고 싶었는데 떠나는 걸 또 볼 자신이 없었어. 다른 X였다면 같이 여행하면서 지난 추억을 되짚는 일이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졍안은 다르니까. 그런데 괜히 넓은 공원을 한 바퀴 더 뛰고 시간이 모자랄까 아침까지 먹고 돌아온 후에도 방 안에 졍안이 있는 거야. ... -뭐해?
-엉…?
-밍기적대면서 아직까지 방 안에서 뭐하냐고.
굳이 옮겨야겠냐고 뭐라 하더니 역시 싫은 거였나. 어쩌지 이미 여기 묵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늦어지는 믽규를 기다리고 있었던 졍안은 머쓱해져서 머뭇거려. ... -이제 나가려고. 거의 밤 되어야 들어오겠지. 아니, 야경까지 볼 거라 밤 지나서,
-여기로?
-숙소비도 비싸니까… 반씩 나누면 너도 좋잖아. 그리고 옮겨준다는 숙소가 너무 별로라….
사실 여기보다 별 하나 더 붙은 호텔이니 좋을 거 같긴 한데. 거짓말을 하려니 찔려서 목소리가 기어 들어가. ... 쟤 화난건가. 얼굴에 다 드러나는 애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표정을 읽을 수가 없어.
-그래, 즐거운 여행해.
자세한 건 궁금하지 않다는 듯 믽규는 씻으러 들어가버리고. 오늘 어디 갈 거냐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한 시간 전부터 메고 있던 힙색을 만지작거리던 졍안도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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